아메리칸 메이드 (American Made)
감독: 더그 리먼
각본 : 게리 스피넬리
촬영: 세자르 카를로네
출연 : 톰 크루즈, 사라 라이트, 도널 그리슨
영화가 시작되고 눈에 띄는 것은 영화의 주된 무대인 80년대에 맞추어, 유니버설의 로고와 여러 제작회사의 로고도, 예전 80년대 느낌을 살려만들 었던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고증을 한 것 같아 처음부터 기대하게 만들었다.
영화의 내용은 마약 카르텔의 암약 등, 상당히 무겁다는 느낌이지만, 영화의 터치는 가볍고 느슨하게 느껴졌다.
로고라든지 타이틀이라든지, 영화의 틀 그 자체에 재미를 넣는 것으로, 전체의 픽션도를 높이고 있고, 그것이 실존 인물, 그것도 범죄자인 인물을 그리는 작품의 생생함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상당히 보기 쉬운 작품으로, 파일럿을 하면서 밀수에 손을 데고, CIA에 스카우트되어 중미 세력의 도촬이라는 일로 국가의 스파이 행위에 협력하지만 동시에 마약 밀수에도 손을 덴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주인공인 배리 씰이라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시선으로 경력을 보면 이런 영화의 주인공으로써 바람직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인물이 아닐까 한다.
메타적 전개를 포함한 가볍고 이상한 코미디의 연발, 남발되는 80년대 팝스, 거기에 톰 크루즈의 특색이 어우러져서, 한낱 범죄자에 불과한 인물이 이상하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인물이 되어 버린다. 영화를 통해 일관되게 그려지는 배리의 행동 원리는 아주 흥미롭다.
결코, 돈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정규 파일럿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에도, 그는 부조종사가 자고 있는 것을 틈타, 기체를 급강하시키며, 그 장난에 기뻐한다.
이런 위험하고 터무니없이 행동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악의가 없다. 단지, 지루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을 생각하고 실천(?) 한 것뿐이다.
안정적인 삶이 보장된 파일럿의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밀수에 손을 데고, 아무래도 수상해 보이는 CIA의 권유를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단지 그쪽이 재미있으니까 그랬던 것이다.
내전 중에 있는 중남미의 정글 위를 저공비행하고, 아래에서 기관총을 쏘아데는데, 사진을 찍는... 생명의 위험한 일이고, 게다가 CIA의 보수도 목숨을 걸 만큼 매력적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얌전하게 점보 제트기의 조종석에 앉아 있는 것보다 그쪽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에, 그쪽을 선택해 버린 것이다.
또한, 그는 어느 정도의 사치를 즐기지만, 그다지 욕심이 큰 것도 아니다. 유명해지거나 거물이 되어 권력을 갖자고 하는 상승 지향도 그다지 없다.
어디까지나, 그의 행동의 기준은 흥미로운지 아닌지, 그것이 명쾌하기 때문에 보고 있는 관객 입장에서는 보기 편하고 기분이 좋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동 원리가 톰 크루즈의 모습과 너무나도 잘 맞는 느낌이다. 마치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는지 항상 찾고 있는 듯한 표정도 정말이지 감탄이 나온다. 아마도 그러한 부분이 이 캐릭터를 미워하지 않고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게 아닐까?
큰 곳에서 역사를 움직이고 있는 백악관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들에게 편리한 데로 적과 아군을 바꿀 뿐이다. 레이건과 낸시의 실사 영상이 삽입되거나 하지만 오히려 거기가 가장 코미디적이고, 시니컬한 시점을 철저히 만들어 낸다.
결국,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기적인 사람들의 이기적인 동기의 모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한 권력가들이 단지 '재미'라는 순수한 기준 하나로 행동하는 배리 씰을 단죄할 수 있을까?
마지막에 결국 배리는 쫓기는 신세가 되어 버리지만, 그 상황에서도 어딘가 자신의 그런 처지조차도 재미있어하는 걸로 보이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도 '재미'라는 자신의 일관된 기준으로 행동하고, 그것을 재미있게 살아가는 배리 씰. 막무가내에, 어쩔 수 없는 범죄자이고, 불행의 밑바닥에 처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무엇이 행복한 삶인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이번 작품은 관객을 즐겁게 하는 서비스 정신이 넘치는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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