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Battle of the Sexes)
감독 :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파리스
각본: 사이먼 보파이
제작 : 기독교 콜슨, 대니 보일, 로버트 그래프
음악: 니콜라스 브리텔
촬영: 리누스 샌드글렌
편집 : 파멜라 마틴
출연 :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안드레아 라이즈버러, 사라 실버맨, 빌 풀먼, 앨런 커밍, 엘리자베스 슈
영화 '록키'를 연상시키는 영화였다. 스스로 힘든 싸움에 맞서는 것을 선택한 주인공이 고민, 고통이 아닌 중압감과 공포감에 몰리지만, 끝까지 이겨내고 결국에는 영웅이 된다.
영화의 배경은 1973년. 여자 테니스의 정점에선 빌리 진 킹은 여자대회의 상금이 남자대회의 8분의 1이라는 불합리함에 항의를 한다.
그리고 그녀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미 테니스 협회를 상대로 동료 선수들과 함께 여자 테니스 협회를 창설한다.
여자 테니스 협회의 리더가된 빌리 진은, 전 '남녀 대항 경기'를 제안받게 된다. 처음에 빌리 진은 거절하지만, 경기에서 그녀를 이겼던 마가렛 코트가 경기를 수락한다.
그러나 결과는 마가렛의 참패였다...그리고 경기 상대였던 바비는 '여자는 부엌으로 돌아가라'며 마가렛과 여성 선수를 비하한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서 빌리 진은 그와의 경기를 결심하게 된다. 그렇게 텍사스의 아스트로돔에서 전미국의 주목을 받는 「성별 간의 대결(배틀 오브 더 섹시즈)」이 시작된다.
실화를 기반으로한 이영화에 등장하는 빌리 진 킹은 여자 테니스의 태동기를 대표했던 선수였다.
그녀는 선수로서 훌륭한 실력을 보유한 것뿐만 아니라, 여자 테니스계의 지위 향상과 나아가 여성 전체나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위해서 큰 공헌을 하였다.
빌리진 킹은 대단한 사람임에 분명하지만, 그 무엇보다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녀가 '스스로 역경에 당당하게 맞서 가는 사람'이라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사실 그녀는 여성테니스 부문에서 최고이기 때문에, 여자테니스 전체의 대우가 낮은 수준이라고 해도, 그중에서는 가장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불합리함에 대항하지 않았더라도 그녀 자신은 안락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한 것에 안주 하지 않았다. 여자 프로테니스계와, 그 미래를 생각한다면 대항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 나서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고, 그냥 편하고 싶은 것이 평범한 사람의 심리 일지 모르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여자 테니스계를 이끌어가야 하는 리더의 의무였을까? 그렇다고 해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야 할 일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결단에 맡겨져 있고, 거기에 따르는 리스크 또한 자신이 짊어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녀밖에 아무도 할 사람은 없으니까...
그리고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여성이 남성과 대등하게 대우받는 날은 언제까지나 오지 않을 것이니까...
누군가는 해야 한다면... 그렇다면 자신이 한다는 결단과 그 용기, 빌리 진은 그것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에, 그래서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경기 후 빌리 진이 대기실로 돌아와 그동안 참았던 감정이 폭발해 혼자 울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얼마나 큰 중압감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을지 생생하게 전해 지는듯했다.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은, 빌리 진의 경기 상대가 되는 보비 릭스도, 공평하고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류의 영화 대부분이, 주인공의 상대역을 악역이나,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묘사해서 관객의 증오를 한 몸에 받게 하는 것으로 극적인 감정을 고조시키는데, 이영화는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바비 자신은, 그 시대에 걸맞은(?)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소유한 남자이지만, 그렇다고 여성을 멸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 런것들을 당연시하던 그러한 시대, 그러한 사회의 분위기에 사는 남자였다.
빌리 진도 그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기에 바비에 대해 진심으로 화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비의 뒤에는 강성 차별주의자들이 있었다.
여성에 대한 멸시를 정당화하려는 남자들.
여자들에게, 저속한 농담을 던지는 남자들.
여성 해설자의 어깨에 계속 팔을 걸치고, 진행하는 유명 텔레비전 아나운서.
그런 무리를 대표하는 것이 빌 풀만이 연기하는 전미 테니스 협회의 회장이다. 겉으로는 언제나 웃고 있지만, 그는 항상 여성을 발아래로 생각한다.
바비와의 싸움은 사실 그 뒤에 있는 그들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비라는 인물은. 차별에 대항하는 여성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인생역전을 노리는 최악의 남자이지만, 사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특기인 테니스를 통해 어떻게든 자신의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분투하는 인물이다.
그러니까, 그도 또 리스크를 짊어지고 도전하고 있는 인물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에, 빌리 진과 바비의 대결도 상쾌한 느낌을 받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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