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키스트 아워 (Darkest Hour)

감독: 조 라이트
각본 : 앤서니 맥 커튼
제작 총지휘: 제임스 비들
특수 메이크업: 츠지 카즈히로 게리 올드맨, 벤 멘델슨,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릴리 제임스, 스티븐 딜레인
이작품은 높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정치인의 시점, 번잡한 의회의 광경을, 바로 위에서 내려다 본 인상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똑바로 내려다보는 신과도 같은 불가능한 관점에서 보이는 이 회장은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비로 어둠이 더욱 부각되도록 찍혀져 있어서 어딘가 모르게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 외에도 전후나 좌우로 이동하는 시점, 의회의 문을 지나 어둠의 복도를 통과하는 시점, 똑바로 이어지는 지하의 통로를 안쪽으로 확대해 가는 시점, 달리는 차의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 번잡함 속을 오가는 서민의 모습을 곁눈질하는 시점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마치 영화 속 세계를 밖에서 관람하는 관객석 관객의 시선과 같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치인의 관점처럼 느껴진다.

서민의 생활 밖에 있어 안전권에서 바라보고 있는, 마치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시점에 가까운 정치가의 시점을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작품은 정치가를 그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이러한 시점은 적의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지금보다도 정치인의 권력이 강했던 시대, 정치가와 서민의 격차가 큰 시대였으니 말이다.

정치인은 하느님과 같은 절대자에 가까운 시점으로 세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오만 함들이 가져온 것들은, 많은 서민을 괴롭힌 전쟁과 식민지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윤리적인 관점은 제쳐두고, 이 작품은 처칠이라는 전설적인 정치가를 그리는 데 있어서, 이러한 독특한 시점이 큰 효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영상에서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정치인적 관점'이 의외로 영화적인 고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차창 밖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풍경 속에 갑작스러운 비로 도망치는 사람들을 슬로 모션으로 잡은 장면, 이러한 부분들 하나하나가 영화 특유의 시각적인 재미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영화의 무대는 의회나 작전본부의 실내 등이 대부분이고, 그외 장소라고 해도 연설장 정도일 뿐, 예산 때문인지 전장의 묘사는 거의 없지만,
그러한 외부적 제약 속에서도 어떻게든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눈에 띈다.

이야기는 처칠의 총리 취임 초기의 영국에 있어서 가장 어둡고 괴로운 시기로, 나치에 저항해서 끝까지 싸우고자 주장하는 주전론파 처칠과, 히틀러와 협상해 평화의 길을 가려고 하는 온건파의 모순을 그려 간다.
국민의 마지막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처칠과, 그러면 나라가 망하고 말거라는 온건파. 언뜻 보기에는 온건파의 생각이 옳은 것 같고, 처칠이 나라를 망치는 악역인 것처럼 느껴져 버린다.

물론, 우리는 과거 역사이기에, 결과적으로는 처칠이 옳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것만을 놓고 보면, 아무래도 그 반대의 느낌을 받게 되어 버린다.
세계를 바깥에서 신과 같은 시점으로 바라보던 처칠은 전쟁이냐, 평화냐 오 고민하던 중 출근 도중에 갑자기 자신의 고급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그때까지 마치 무대처럼 바라보고 있던 서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처칠은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 가는 길을 결정하게 된다.

신과 같은 관점에서 세상 밖에서 바라보던 정치인이,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가서 서민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정책에 반영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처음부터 그려져 왔던 전지적 시점이 의도적인 복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능수 능란한 시점의 변경과 표현이 인상적인 영화였지만, 처칠이란 인물에 대한 고증이 다소 미약한 부분은 작은 아쉬움으로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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